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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기를_말할_때_내가_하고_싶은_이야기.md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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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- 무라카미 하루키

  • 골! 드디어 결승점에 다다랐다. 성취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. 내 머릿속에는 '이제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좋다'라는 안도감뿐이다. ... 암스텔 비어를 마신다. 맥주는 물론 맛있다. 그러나 현실의 맥주는 달리면서 절실하게 상상했던 맥주만큼 맛있지는 않다. _p103
  • 그렇지, 어떤 종류의 프로세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, 라고 나는 생각한다. ...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요한 반복에 의해 자신을 변형시키고(혹은 일그러뜨려서), 그 프로세스를 자신의 인격의 일부로서 수용할 수 밖에 없다. _p107
  • 아, 힘들다. _p107
  •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,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.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.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.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.
  • 그러나 내가 생각으로 나에게 선언한 것들은 단번에 내 삶에 익숙한 것이 되지 않음을 느낀다. 전자 이론과 관련된 세미나 일정을 잡으며 내 입술에 불평이 튀어나왔다. 나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있고, 내가 아는 나로 내 삶을 가두어 두려는 마음이 가득하다. 말로 선언한 것들을 힘을 주어 삶에 새기지 않으면 안된다. 이게 자연스러운 내가 될 때까지 약간의 의식적인 힘을 계속 주어야 한다. 그래야 내 것이 된다.